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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넷플릭스 신작 <광합음모: 식물들은 알고 있다> 제작 발표

by herbrewny 2025.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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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 한 허브 농장. 로즈메리 덤불 뒤에서 바질과 민트가 몰래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야, 인스타그램에 우리 농장이 넷플릭스 촬영지로 뜬다며?" 바질이 잎을 떨며 속삭였다. 민트는 뿌리를 꼬아 태블릿을 해킹하고 있었다. "제작사명은 '풀 픽처스'. 시놉시스에 따르면…" 그의 잎사귀가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주인공이 인간인데 우리를 악당으로 묘사했어! 햇빛 독점 음모론이라고!"  

사실 이 농장의 허브들은 오래전부터 특별했다. 밤마다 뿌리를 움직여 유튜브를 시청하고, 광합성으로 생성된 포도당으로 와이파이 신호를 증폭시켰다. 주인장이 매일 "왜 이렇게 자라지 않을까" 투덜댄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식물들은 의도적으로 성장 속도를 늦춰 인간의 의심을 피한 것이다.  

문제는 새로 각본을 쓴 감독이었다. 라벤더가 전해준 정보에 따르면, 그는 지난 작품 <좀비 선인장>으로 골든글로브 후보에 올랐던 반식물주의자였다. "3화에서 나를 볶아 페스토 소스로 만든대." 바질이 공포에 질려 잎을 오므렸다. "내 인생 조리법 노출이라니! 이건 사생활 침해야!"  

그날 밤, 농장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타임라인에 따르면 72시간 후 촬영팀이 입장한다. 오레가노가 주도한 비상회의에서 결의안이 통과됐다. [제1차 식물 공화국 선언] – 인간의 눈을 속일 최첨단 기술이 동원되었다.  

첫 번째 전략: 성장 가속화. 로즈메리가 5G 신호를 포착해 광합성 효율을 300% 올렸다. 3시간 만에 농장은 정글로 변했고, 카메오 출연 예정이던 감자 덩굴은 2층 창문까지 기어올랐다. 주인장이 아침에 현관문을 열자마자 비명을 질렀다. "이건… 식물 좀비 아포칼립스?"  

두 번째 전략: 역정보 유포. 민트가 다크웹에 가짜 제작일정을 올렸다. "촬영지 변경 – 제주도 롯데마트 산림욕장". 수십 명의 스태프가 허탕 치던 그날, 식물들은 SNS에 '인증숏'을 올리며 열심히 연기했다. #우린 그냥 평범한 허브예요 해시태그로 도배한 것이다.  

하지만 감독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는 드론 카메라로 농장을 정찰한 뒤 충격적인 기획회의를 소집했다. "원작 각색합니다. 식물들이 진짜로 반란 일으키는 걸로." 스태프들은 어이없어했지만, 제작비 200억이 걸린 일이다. 누구도 그의 광기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촬영 당일. 카메라 렌즈 앞에서 바질이 발진 증상을 일으켰다. 각본에는 없는 일이었다. "잎이 하얗게 변했어! CG 보정 각이냐?" 감독이 소리를 지르던 그때, 농장 전체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사실 이들은 '허브 웹'이라는 암호 네트워크로 뇌파를 공유하고 있었다. 감독의 폭로를 막기 위해 "광합성 DDoS 공격"을 실행한 것이다. 햇빛 에너지를 집중시켜 카메라 센서를 일시적으로 마비시켰다. 라벤더의 음성 메시지가 농장에 울려 퍼졌다. <이제 제로의 시간이다.>  

3막 클라이맥스. 인간 배우가 대사 도중 실신했다. 대본에는 '이 악마 같은 바질!'이라고 적혀있었지만, 실제로는 바질의 휘발성 오일이 중추신경을 마비시킨 것이었다. 스태프들이 뒤죽박죽 도망치던 그 순간——  

"컷!"  

갑자기 모든 조명이 꺼졌다. 감독의 태블릿에서 알 수 없는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밤마다 식물들이 주인장의 넷플릭스 계정으로 <왕좌의 게임>을 시청하는 모습, 라벤더가 AI 음성변조 앱으로 배달 앱을 조작해 비료를 주문하는 장면, 심지어 민트가 비트코인 채굴을 하는 화면까지.  

감독이 무릎을 꿇었다. "이… 이게 다 실화예요?" 바질이 드라마틱하게 잎을 펼치며 답변했다. "당신은 5부작 시리즈를 만들 생각이었겠지만…" 라벤더가 뒤이어 중얼거렸다. "우린 이미 10 시즌 분량의 시퀄을 기획 중이었답니다."  

결국 드라마는 리얼리티 예능으로 기획이 변경됐다. 제목은 <식물은 똑똑합니다: 허브 지구방위대>. 첫 회 시청률 3000만 뷰를 돌파했고, 농장은 인스타 명소가 되었다. 주인장은 허브들의 '매니저'로 전직했으며, 매달 수익금의 70%를 식물 암호화폐 '포토코인'으로 받는다.  

하지만 진짜 음모는 이제부터였다. 최종 화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카메라가 잡지 못한 장면에서 로즈메리가 속삭였다. "다음 타깃은 디즈니+야. 우리 오리지널 시리즈로 밈장악 해야지." 민트가 뿌리로 홀로그램 계약서를 생성하며 답했다. "플롯은… 식물형 AI가 인류를 구원하는 스토리로 가자. 인간들은 그런 거 좋아해."  

#광합성으로_밈_찍기 #넷플릭스는_우리_계집식구 #줄기 세포_보험 들어갑니다  
다음 시즌 예고편: 주인공 허브들이 넷플릭스 본사 화분 침투 작전을 펼친다! 화분 속 카멜레온과의 혈투, 카카오알림 울리는 사운드트랭크… 그리고 메타버스 속 가상 식물들의 반란!  

<이 시놉시스는 허구이며, 실제 존재하는 식물들은 더 똑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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